지난 2004년 대학생 조모 씨는 서울 도곡동에서 길을 건너다 차에 부딪혀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가해자가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어 불기소처분하고 형사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음주나 과속 등 10가지 중대 과실에 의한 사고가 아닐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조항 때문이었습니다.
조 씨는 이 특례법 조항이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 등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7대 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가해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중대과실에 해당하지 않는 한 무조건 면책되도록 한 것은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규정 때문에 가해자가 안전운전 의무를 소홀히하기 쉽다고도 위헌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인터뷰:노희범, 헌법재판소 공보관]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이 굉장히 높다는 현실인식 하에서 단지 종합보험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책임이 면책된다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입니다."
헌재 결정으로 교통사고특례법 4조 1항은 효력을 잃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운전자가 종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업무상 과실 등으로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은 경우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피해자에게 큰 부상을 입히고도 보험사에 모든 것을 맡긴 채 피해 복구를 등한시 하는 문제는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황혜경[whitepaper@ytn.co.kr]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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